김효경 시산책 - 가을 하늘을 읽다

김효경 시인 | 기사입력 2019/11/27 [11:41]

김효경 시산책 - 가을 하늘을 읽다

김효경 시인 | 입력 : 2019/11/27 [11:41]

▲ 김효경 시인

 

가을바람, 

버려진 폐가의 환부를 핥고 지나가던 날

메시지로 날아온 부고를 삭제하고

또 삭제하면서

애처롭게 박히던 그의 눈빛

눈물 몇 방울로 털어낸다.

 

낙엽들이 도로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사이

마음 내려놓지 못했던 길

오래도록 걸었던 길도 사라지고

꿀을 나르던 벌들의 날갯짓만 

빈 허공에 남아

 

그가 품었을 사랑의 깊이를 생각하다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가기에 

바쁜 사람들을 쳐다보다가

깔깔거리며 뛰어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잠깐 한눈을 팔다가

 

어떤 허물을 벗고 살아

가을 하늘은 저렇게 청명한지 

푸른 향기 내품는지

굴절되어 오는 빛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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