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구자선

결초보은(結草報恩)

서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9/06/27 [12:34]

글 / 구자선

결초보은(結草報恩)

서상호 기자 | 입력 : 2019/06/27 [12:34]

사랑은 고통과 함께 온다. 사랑하지 않으면 고통도 없을 테니까.

내 심장에는 두 개의 방이 있나 보다. 그 하나는 사랑의 방이고 다른 하나는 고통의 방이다. 이 두 개의 방은 서로 톱니바퀴로 엮여 있어 혼자서는 구를 수 없는 습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사랑의 방에 불이 켜지면 어느 새 고통의 방에서도 빛이 난다. 수많은 날들이 서로 엉켜 돌아갈 때에 나는 사랑스럽고 때로 고통스럽다. 고통을 참아내지 못한다면 사랑은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고통까지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와 봐. 다 사랑하고 말 테니.’


이 또한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부여된 특별한 혜택이니 나는 나의 살아있음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때로 고통이 함께 할 지라도.

 

장미에 가시가 있다고 말하지 말자. 가시 속에서도 장미는 아름답게 피어난다고 말해 보자. 장미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향기는 가시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아름다운 꽃일수록 가시가 있다고 한다. 탱자꽃이 그렇고 찔레꽃이 그렇다. 아카시아, 장미의 향기는 단연 으뜸이다. 가시 많은 꽃이 향기가 진하다는 증거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가시밭에서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아름다운 사람이다. 고통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고통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사랑으로 품을 때 고통은 빛이 난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펴고 잠시 가슴에 손을 얹는다. 그리고 살며시 가슴을 쓰다듬으며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괜찮아. 다 괜찮아, 이만 해도 괜찮아. 고통도 살아있을 때에만 느끼는 거잖아. 아직 살아 있잖아.’ 이외수의 살아 있는 자가 절대 강자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가시를 품고 잠이 들었다.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 자신은 돌아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단점만 지적하는, 그래서 아프게 만드는 그 사람에 대해 가시를 품고 잠이 들었다.

꿈을 꾸었다. 시험을 보고 있었는데 결초보은의 한자를 찾는 사지선다형 문제였다. 네 개의 한자가 제각각인데 배웠다는 내가 아리송하다. 1번 같기도 하고 3번 같기도 하고 고르긴 골랐는데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눈을 뜨고 결초보은을 찾아본다
결초보은(結草報恩). 풀을 묶어 은혜를 갚다. 죽어서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다는 뜻이다.

춘추시대 진()나라 군주 위무자에게 애첩이 있었다. 어느 날 병석에 눕게 된 위무자는 아들 위과를 불러 자신이 죽으면 애첩을 재가시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병이 위독해지자 애첩을 자신과 함께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을 두고 고민하던 위과는 아버지의 애첩을 함께 묻지 않고 다른 곳에 시집을 보냈다. 그리고 난 아버지가 맑은 정신에 남긴 말씀을 따르겠다.’ 하였다.

세월이 흘러 이웃 진()나라가 진()나라를 침략했을 때 위과는 진()나라를 격파하고 적장 두휘를 뒤쫓았다. 그 때에 갑자기 무덤 위의 풀들이 묶여 도망하던 두휘의 발목을 붙잡아 넘어뜨렸다. 그 바람에 적장 두휘를 붙잡을 수 있었다. 그날 밤 한 노인이 위과의 꿈에 나타났다. “나는 네가 시집보낸 여인의 아버지다. 오늘 풀을 묶어 적장을 붙잡게 한 것은 네가 보여준 은혜에 보답한 것이다.” 라고 하였다.

결초보은(結草報恩), 지난 밤 가슴에 품고 잠이든 가시를 이 아침에 푼다. ‘그래, 사람이 살다보면 어디 가시에 찔리는 일이 한 두 번인가. 오늘 그가 내 가슴에 가시로 와도 지난날에 보여준 사랑을 생각하면 이 얼마나 가슴 따뜻한가.’ 고개 숙여 가시를 뽑고 사랑만 남긴다.

 

 

 

서상호 기자 shseo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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