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에도 소리가 있다’

시를 노래로 만드는 재주꾼, 안산 청년문학가 김진규

권민지 기자 | 기사입력 2018/09/12 [17:14]

‘시(詩)에도 소리가 있다’

시를 노래로 만드는 재주꾼, 안산 청년문학가 김진규

권민지 기자 | 입력 : 2018/09/12 [17:14]

 

맘에 드는 시집을 하나씩 꺼내어 읽다보면, 막상 어려울 때가 있다. 나는 이 시를 읽음으로서 공감대를 찾고 일상의 위로를 받고 싶은데 정작 작가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라는 궁금증에 빠져 책을 덮어 버리곤 한다.

 

요즘에 출간되는 현대 들이 거의 그렇다. 지극히 추상적이거나 문장 전체가 묘사들로 포장되어있어, 시 한편의 주제를 찾는 데에도 꼬인 실타래를 풀어내듯 문장을 재해석 해야 한다. 시를 배운 이들은 그것이 바로 시의 묘미라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겐 독해라는 개념이 마냥 귀찮을 뿐이다.

 

하지만 안산에는 이렇게 시에서 멀어진 독자들을 배려하는 한 청년이 있다. 시를 하나의 노래로 승화시켜 들려주며 독자와 소통을 원하는 문학계의 뉴 페이스김진규 시인(30, 고잔동)이 바로 그 청년이다.

 

 

   

시는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틀 벗어야귀로 듣는 시가 더 매력적

 

이달 군포 책마을에서 열리는 시가 담긴 문학 콘서트행사를 준비 중인 김진규 시인을 만나봤다. 올해 서른 살이라는 그는 늠름한 체격으로 마치 운동선수와 같은 인상을 주었고 실제 꽤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문학 콘서트에서 직접 노래도 부르냐는 질문에 그는 놀라 손 사레 치며 나는 진행을 맡았고 내가 쓴 시를 노래 가사로 쉽게 풀었을 뿐이다. 듣는 시도 중요하기 때문에, 딱딱한 느낌의 시 낭독보다는 더 흥겨울 수 있는 음악에 시를 접목시켰다.”라고 말했다.

 

안산에서 태어나, 긴 시간을 한 동네에서 보냈던 그의 어린 시절 별명은 문필신동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다수 백일장에서 상을 휩쓸던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의 일기장에서 시인의 꿈을 키워왔다고 전했다. 하루하루 쓰는 일기의 소재가 지루해질 쯤 이면 그는 하루 일과대신 하고 싶은 말을 동시로 써내곤 했다. 그 시절 그에게 시란 쌓였던 마음의 말을 분출하는 하나의 방법이자 도구였던 것이다.

 

그의 대학 시절 또한 남달랐다. 고등학교 시절 전국 백일장에서 따낸 화려한 수상경력을 바탕 해 문예특기자로 경희대 국문과에 입학한 그는 에 대한 자부심이 누구보다 강했다. 하지만 등단은 쉬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의 작품은 신춘문예 예심에서 세 번째 탈락을 거치면서 쓴 고비를 맛보게 했다. 당시 그는 담당 교수와의 술자리에서 더 이상 시를 못 쓰겠다.’며 울기도 했다. 하루하루 등단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술에 취했던 날들이 잦았다.

 

죽은 참새를 바라보던 기억이신춘문예 당선작이 될 줄은 몰랐죠.”

 

그러던 어느 날 학교 내 행사로 술에 취한 채 캠퍼스 계단에 앉아있던 그는 나무옹이 속에서 처참하게 구겨져 죽어있는 참새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는 죽은 참새를 누군가가 저 속으로 들이밀었을 것이라고 불쌍히 여기며, 참새를 자신의 모습과 비유하여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가 참새를 눈여겨보던 그 짧은 시간이, 대충 휘갈겨 적은 그 취중메모가 201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 되리라곤 그도 생각지 못했다.

 

그는 그렇게 스물여섯에 시인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수많은 원고를 썼다. 하지만 그는 신기하게도 자신의 책이 나오는 것에 대한 욕심은 없다. 다만 평상시에 대중들이 즐기고, 함께 열광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에 자신의 시를 접목시키길 원한다. 그는 등단 후 시 전문잡지의 편집장을 맡기도 했으며, 직접 음악회나 영화제를 기획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는 영화를 주제로 한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을 통해 대중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특기이자 취미 중 하나가 농구인 것이다. 다음 달 열릴 경기도 생활체육대축전농구부문에 안산시 대표선수로 참가하는데 벌써 횟수로만 3년째다. 이렇게 여러 분야에서 발 벗고 뛰는 그를 보면 과연 시인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

 

그는 어느 분야든 간에 항상 최선을 다한다. ‘만능 재주꾼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로 다재다능하고 자유분방한 청년시인이다.

 

그는 감수성 또한 뛰어나다. 글을 쓰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카페에서 혼자 시를 쓰다가 감정이 벅차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시의 내용은 죽어가는 형을 바라보는 동생의 심경인데, 그는 정작 외동아들이다.

 

항상 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상상 속에서 내가 간절히 바라던 형이 생겼기에 감정이 몰입되더라고요. 지나가던 친구가 우는 나를 보며 웃는 걸 보고 정신을 차렸어요.”

 

그는 시를 쓸 땐 말을 아끼는 것이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라 말한다. 정말 그의 말처럼 그가 쓴 시의 문장은 간결하다. 하지만 좀 더 쉽게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다른 예술장르와의 콜라보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이번 주 화제의 스타를 교양프로그램이 아닌 예능프로에서 만나보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문학은 더 이상 가만히 책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으로 듣는 문학또는 보는 문학으로 발전하죠. 읽는 문학의 한계를 벗어나 듣고 부르는 시를 만들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그의 말처럼 가 책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다가와, 화제의 중심에서 재탄생 하는 그 날은

그리 멀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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